삼족오 (三足烏)에 숨겨진 5가지 비밀

삼족오 (三足烏)에 숨겨진 5가지 비밀

여러분은 삼족오 (三足烏)를 주몽을 통해서 알고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삼족오의 숨겨진 비밀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계신분이 많지는 않으실 겁니다. 

삼족오의 또다른 이름 ‘태양의 새’를 통한 설명으로 과거의 선조들이 어떤 우주관을 가지고 국난이나 정치적 혼란과 같은 어려운 시기를 넘어서, 밝은 세상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 아시게 될 것입니다.

1. 일상문 (日象文)

문양은 인류 문화의 시원(始原)과 같이 그 맥을 같이 하여 장구한 세월 동안 많은 변화 과정을 거치며 발전해 왔다. 원시 신앙을 배경으로 하여 성립된 문양은 초기에는 주술적, 감응적(感應的) 성격이 강했지만 역사 발전과 함께 계급과 권위를 나타내거나 우주관과 종교관, 정치/사회적 이념 등을 함축하게 되었다.

문양 가운데 종족이 살아온 환경과 그들의 집단적 가치 및 정서가 투영된 것을 전통 문양이라 한다.

한국의 전통 문양 가운데에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와 동고동락해 온 일상문(日象文)을 다루고 있는다. 태양을 상징하고 이를 형상화 한 문양을 한자로 日象文(일상문)이라고 한다.

태양을 상징하고 이를 형상화 한 문양을 한자로 日象文(일상문)이라고 한다.
日象文(일상문)

2. 삼족오 (三足烏)의 상징적 의미

일상문에 그려지는 해 속의 삼족오는 “태양 속의 세발 달린 까마귀”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족오의 “오(烏)”는 까마귀가 아닌 현조(玄鳥)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 까닭은 삼족오의 “오”와 현조의 “현”이 모두 검다는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 권14 고구려본기 제2대무신왕 2년 조의 “오자흑야(烏者黑也)”라는 기사 내용과 까마귀의 연원이 검은 새라는 뜻의 “가마고”였다는 것을 통해 까마귀의 “오”가 검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족오의 “오(烏)”는 까마귀가 아닌 현조(玄鳥)로도 해석
삼족오

또한 “현”은 검다는 뜻 외에 하늘 또는 깊고 오묘하다는 뜻을 지니므로 현조는 현모한 하늘새로도 해석이 가능하며, 삼족오는 하늘 세계를 대표하는 태양 속의 새라는 점에서 태양새와 하늘새를 상징하므로 현조와 삼족오는 같은 속성을 지닌 서조로 인식된다.

이밖에 대한화사전과 한한대사전 중에는 학(鶴)을 현조로 풀이한 것이 있고, 상학경기에는 “학은 양(陽)의 새이다”라고 기록하고 있어 학을 양조(陽鳥), 즉 태양새로 인식했으며, 이를 통해 현조=학=양조(태양새)의 관계가 성립됨을 알 수 있다.

현조 = 학 = 양조(태양새)
태양의 새

일상문에 등장하는 삼족오와 같은 현조에는 검은 색의 까마귀, 독수리, 매, 까치, 제비 외에 흰 색의 학 등이 포함된다. 

까마귀, 독수리, 매 등은 북아시아의 신화 속에 천신의 사자(使者) 내지 샤먼의 정령으로 등장하고, 까마귀과에 속하는 까치는 기쁜 소식을 알리는 길조(吉鳥)이며, 제비는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려주는 여러 철새이다. 

또한 학은 솟대에 많이 얹어지는 물새이며 철새인 오리처럼 10월에 시베리아나 몽골에서 도래하여 다음 해 봄에 되돌아가는 겨울 철새이며, 문과 급제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지는 솟대 위의 새이기도 한다. 

이처럼 “현조”는 검은 새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샤먼의 정령이나 소식과 계절을 알리는 철새 등 일반적인 새들과는 차별화된 “하늘새” 내지 “태양새”를 의미하며, 따라서 솟대신앙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현조"는 철새 등 차별화된 "하늘새", "태양새"
솟대신앙

일상문의 삼족오는 까마귀와 같은 검은 색의 맹금류 외에 물새이며 철새인 오리 또는 학을 닮은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하는데 솟대신앙이 투영된 것으로 본다. 

솟대 위에는 철새와 물새의 속성을 지닌 새가 주로 얹어지는데 그 이유는 주기성을 갖는 철새를 인간 세계와 신(神)의 세계를 넘나드는 영혼의 운반자로 생각했고, 잠수 능력을 지닌 물새를 홍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불사(不死)의 새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철새이며 물새인 오리가 솟대에 많이 올려졌다.

물새는 홍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불사(不死)의 새
솟대 오리

3. 삼족오 (三足烏)의 다리 셋 비밀

물새의 특징적 모습이 반영된 고려청자 상감진사 동자포도문 표형주자 상부의 일상문. 고려 12세기 말~13세기 초

삼족오의 다리 셋은 천지인(天地人) 사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 때 천(天)은 영의 세계인 하늘을, 지(地)는 육체와 죽음의 세계인 땅을, 인(人)은 하늘과 땅을 매개하고 이어주는 영적 능력을 지닌 샤먼을 의미한다. 

따라서 천지인 사상은 영의 세계인 하늘 세계와 죽음의 세계인 지하 세계를 샤먼을 매개로 하여 인간 세계와 연결하는 무(巫)의 세계관을 말한다. 

삼족오의 다리 셋에 대해서는 숫자 3과 같은 홀수 가 양수 및 길수를 나타내고 홀수는 짝수처럼 나누어지지 않으므로 무한을 상징한다고 인식하기도 한다. 

이는 현조인 삼족오의 “오”가 영혼의 운반자와 불사의 새로 인식된 것과 마찬가지로 삼족오의 다리 셋 역시 영혼의 매개자 내지 무한을 상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리 셋 = 천지인(天地人) = 무(巫)의 세계관
영혼의 매개자 내지 무한을 상징
삼족오

4. 태양을 상징하는 원의 비밀

태양을 상징하는 원은 “원으로 구성된 일상문”처럼 태양의 속성인 무한의 순환론, 불변의 항상성과 함께 동이족의 태양 숭배 사상을 나타낸다. 

동이족의 어원을 살펴보면, 동(東)은 날일(日)과 나무목(木)이 결합된 글자로 이는 동이족이 태양과 나무를 숭배했던 종족임을 뜻하는데, 동이계 설화에서 태양의 속성인 밝음을 의미하는 글자가 통치자 이름에 많이 나타나는 것도 동이족의 태양 숭배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해 속의 삼족오”로 표현된 일상문은 애니미즘, 토테미즘, 샤머니즘과 같은 다양한 원시 신앙과, 천신(天神)사상이 결합된 형태를 보인다. 

이때 원은 태양 숭배와 같은 애니미즘을, 원 안에 표현된 현조는 동이족의 새 토템과 천신사상을, 현조인 삼족오의 다리 셋은 무(巫)의 세계관과 관련된 천지인 사상을 나타낸다.

생명과 아침을 상징하는 붉은 태양 안에 죽음과 밤을 의미하는 까마귀와 같은 현조를 함께 표현한 것은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듯이 죽음과 어둠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며 생성과 소멸은 경계 없는 동반자라는 우주론을 함축하고 있다.

동이족의 태양숭배사상
동이족은 태양과 나무를 숭배했던 종족
태양을 상징하는 원

5. 삼족오 (三足烏) 상징의 비밀

복락의 참된 의미는 길흉화복이 따로 없다는 말처럼 복락과 재화는 별개가 아닌 함께 존재하며 양에는 음이, 음에는 양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태양과 현조가 결합된 일상문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에 특히 많이 보이는 것은 “해 속의 삼족오”가 국난이나 정치적 혼란과 같은 어려움의 시기가 지나면 밝은 세상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천상에서 지상으로 태양의 정령을 전해줌으로써 하늘과 땅을 연결시키고 만물을 살리며 풍요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삼족오의 공복(共福)개념을 일상문에 담고자 했다.

태양과 현조가 결합된 “해 속의 삼족오”와 같은 일상문 표현은 동이족을 상징하는 표식이다. 

동이족의 현 생활 영역인 한국, 일본, 만주지역에서는 아직도 새를 얹은 신간(神竿)이 만들어지는 등 새 토템의 전통이 유지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은 대통령의 문장과 국새 장식에 삼족오가 변이된 봉황을 사용하고 있고, 일본은 천황의 옷과 신사앞에 걸린 깃발 및 일본축구협회의 공식 엠블렘 등에서 삼족오(팔지오 또는 야타가라스라고 함)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만주족이 세운 청(淸)의 첫 수도였던 심야의 중심부에는 나래를 펼친 태양조의 모습을 형상화 한 거대한 탑이 세워져 있다.

국난이나 정치적 혼란과 같은 어려움의 시기가 지나면 밝은 세상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있다.
삼족오
이스트프렌즈는 경험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혹시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 남기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삼족오 (三足烏)에 숨겨진 5가지 비밀”의 2개의 댓글

  1. 논문의 글을 마치 사상의 그 핵심만 뽑아 비쳐준 그 시각이 참 대단합니다!
    * 많은 글을 짧게 함축하는 의미가 곧 시요, 그것을 보다 축소시킨 결정체가 바로 사상의 촛점인데 ㅡ마침내 그것을 본 느낌입니다ㆍ( 사상가ㅡ손홍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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